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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

마녀 환상곡 - 꼬리별

by 별나라어린이 2020. 10. 28.

이미지 출처 : 교보문고 홈페이지

 

 

컴투스 글로벌 게임문학상 2019 수상작

흔한 판타지라기 보다는, 판타지를 배경으로 드라마나 로맨스물 같은 느낌이 든다.

거기다 주요 소재는 마녀라는 특별한 존재들이고 그 특징으로 인해 영원한 삶과 그에 따른 관계의 변화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글이 아주 뛰어나다고는 느껴지지 않고,

마녀라는 존재에 녹아들어 있는 몇몇 특징들은 다른 많은 미디어를 통해

이미 한 번쯤 접해본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인물들 이야기의 다음 전개가 궁금해서 계속 읽다보니 끝까지 보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다.

 

 

다시 한 번 느끼는 거지만

글을 잘 쓴다는 건 문법을 잘 지키고 어색한 표현을 안쓰고 하는게 아니라

뭔가 마음을 움직이고 끌어들이는 그런 내용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명문장이 아무리 많으면 뭐하나...

글 자체가 재미없으면 안 읽게 된다.

 

그러나 초등학생의 글처럼 엉성하더라도

다음이 궁금해지고, 등장인물들의 행동에 마음이 들썩거린다면

그건 결국 좋은 글이 아닐까 싶다.

 

 

왜 이런 얘기를 또 하고 있냐...

의식의 흐름대로 치다 보니 또 이런 말을 하고 있다.

 

 

어쨌든, 보는 내내 살짝 아쉬울 것 같은 표현이라든가 대사들이 나오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물들의 앞날이 걱정되고 궁금해진다는건

장르와 표현력을 넘어서서 어떤 보편적인 정서를

확실히 건드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약간 또 특징적인 점이라면,

판타지 장르에서 성공하는 소설들은 보통 독자들의 다수의 취향을 건드릴 수 있는 소재들,

작가도 좋아하고 독자도 좋아하는, 검과 마법의 싸움, 전쟁, 영웅 등등.. 이런 것들을

한껏 활용하곤 하는데

 

이 글에서는 그런 부분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핍박받는 소수자들.

영화 "엑스맨"의 돌연변이들이 연상되는, 그 지나친 능력으로

오히려 사회로부터 탄압받고 위협받는 마녀들을 주인공으로 하여

그들의 기구한 환경을 인생을 발버둥치며 살아나가는 것을 시작으로,

 

후반으로 가면 또 하나의 특징인 무한한 삶,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에서 흡혈귀들이 느끼던 그 영생의 허무함,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 등을

이 책에서는 마녀를 통해 잔잔하게 표현한다.

 

또한 그 과정에서 맺어진 인연과, 또 스멀스멀 피어나는 사랑의 감정들은

기존의 흔한 판타지물과는 조금 다른 느낌을 준다.

 

물론, 국내에 판타지 장르문학이 소비되기 시작한지 20여 년이 넘어가다보니

다양한 소재와 전개들이 충분히 나오고 있긴 하다.

그냥, 흔하지 않을 뿐이지.

상상력을 발휘하는 장르인 만큼, 그 전개 또한 생각보다 다양하게 시도되었지만

대중적으로 크게 흥하거나 강렬한 인상을 주기에는 쉽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렇지만

이 책은 판타지적인 싸움이 메인이 아닌

마녀라는 존재의 생존과 행복, 관계를 중심으로 즐거움을 유도한다.

 

막 엄청나게 강렬한 인상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은근히 다 보고 나서도 생각이 나게 하는 그런 책인 것 같다.

 

 

다 읽고 작가의 정보를 검색하다가 인터뷰를 보게 되었는데

작가 스스로 탈고 과정에서 감정이입했던 내용이 왠지 오그라들긴 했지만,

그만큼 본인이 진심으로 느끼는 글을 썼다는 것이 아닌가.

 

어떤 점에서는 자신이 만족할 수 있고, 스스로의 감정을 움직일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다는건

복 받은 일인 것 같다.

 

나처럼, 언제까지나 다른 이들을 부럽다고만 하면서

막상 스스로는 뭐라도 해내질 못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번 감상문도 결국 기승전부럽다로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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