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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

레드셔츠 - 존 스칼지

by 별나라어린이 2016. 12. 29.




헐..



겉에 있는 소개글만 봤을 때는 단순히 기존 SF물들의 패러디 같은건가? 싶었다.


그러나


메타 픽션? 메타 문학? 뭐 그런 방식을 사용한 듯하다.


허구속 인물과 세계관이 지금 책을 읽는 독자를 인식하고 넘어오는 뭐 그런,

이야기 속 등장인물이 이야기와 현실의 경계를 부수고 무시하는 뭐 그런.


메타 픽션 하면 개인적으로 젤 먼저 떠오르는 영화가 있는데

어릴 때 재밌게 봤던 아놀드 슈왈츠네거 주연의

라스트 액션 히어로 .

(심지어는 막판에 실제 저런 영화들이 작중에 언급된다!)



암튼,,

이 책 "레드 셔츠"는


이 무슨..

일견 막 나간다 싶으면서도

헛점을 허락하지 않고,

닥치는 대로 쓸 것처럼 하면서도

짜임새를 놓치지 않는다.


이는, 모든 일들이 다 밝혀지고 사건이 마무리 되는 듯하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고

이후 남아있는 사람들을 한 번 더 보여주면서 

철저하게 책이 끝날 때까지 완성도 높게 이어진다.



앞서 읽었던 "신 엔진"과는 또다른 맛이있다.


유머를 잃지 않으면서도

인물들의 상황을 통해 거창하게 말하자면 "철학"을 논할 만큼

대단한 소설이다.



뭐. SF가 아니라 장르 파괴 소설이라고 해도 좋겠다.




확실히,

작가의 내공이 뛰어나면

자신의 이야기를 어떤 그릇에도 담아낼 수 있는 것 같다.


심지어는 그릇조차 뚝딱거리면서 변형시키기도 하는데

그게 또 전혀 어색하지 않고.





이 책을 읽으면서 또 한가지 느꼈던 점은,

어떤 이야기를 할 때에 그것이 철저하게 현실과 구분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나는,

마치, 고결한 이야기가 존재하여, 그 이야기를 올바르게 즐기려면 

온전히 내가 그 속에 빠져들어야 하고,

그러자면 나는 현실의 나를 버리고 작중 인물과 동일시 해야 하고,

그럴려면 이야기는 현실의 나를 버릴 수 있도록 철저하게 현실과 분리되어 있어야 한다는

조금은 거창하고 경건하기까지한 그런 생각이 있었다.


이야기 자체가 가진 현실이 나의 현실과 동일하다고 해도,

적어도 서로가 직접적인 간섭을 주지 않고, 이야기는 이야기 내에서 결론을 짓고,

나는 현실로 돌아올 때 그 감상과 교훈을 들고 나와 새롭게 현실속에서 생각한다...는 뭐 그런

같잖은 ㅋㅋㅋ




근데,

메타픽션이라는 방식도,

잘 쓰면 얼마든지 이야기 스스로의 완성도에 흠집 내지 않고

독자를 이야기 속에 깊이 빠트릴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느꼈다.


ㅎ 생각해보면 재밌으면 장땡이고

잘 썼으면 잘 쓴거지 형식이며 장르며 문체가 뭐가 중요한가.


난 이야기를 즐기기 위해 책을 읽고,

그럼 내가 충분히 즐기는데 문제가 없으면 된다.





어쨌든,

어쩌다보니 찬양 일색이지만,

이 책 강추!!


작가도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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