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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

업루티드 - 나오미 노빅

by 별나라어린이 2018. 1. 5.



표지의 광고문구들에 적극적으로 동조할 수밖에 없는, 흔치 않은 분위기의 판타지 소설이다.



너무도 유명해져서, "판타지"의 스탠다드가 되버리다시피한 반지의 제왕과는 다르다.


엘프와 오크와 드래곤이 나와서 지지고 볶고 싸우는 것이 아닌,

익숙한 사람이라면 어렵지 않게 그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릴 수 있는, 그런 흔한 판타지가 아닌,

정말로 어릴 적 유럽에 전해내려오는 전래동화나 전설이 실제 사건이라면 이랬을까.. 싶은

그런 특별한 이야기다.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게 하는 신비롭지만 두려운 존재인 숲, 

그리고 설명할 수도 물리칠 수도 없는 기이한 역병과 환상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배경으로, 

마녀와 마법사가 역경을 헤쳐나가며 변화하고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섬세하고 감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글자 그대로 정말로!




읽으면서, 뭐랄까 책만이 가지는 매력을 십분 활용한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이,

등장인물이 가지는 복잡미묘한 감정들을 잘 골라낸 단어들을 통해 설명함으로써 

독자를 등장인물의 감정에 효과적으로 이입시킨다.


만약 영화로 같은 장면을 표현했다면 어땠을까.


혹자는 설명하기 보다는 보여주기가 더욱 직관적으로 사람들을 이해하고 설득시킬 수가 있다고 하지만, 

역시 경우에 따라 다른 것 같다.


'기쁨이 차오르지만 한편으로는 화가나 어쩔 줄 모르는 표정을 지었다'


대충 이런 것을 배우가 연기했다면,

영화를 보는 많은 사람들에게 충분히 그런 복잡미묘한 감정을 표현하기도, 

보는 사람들이 아, 저런 감정이구나 하고 

이해하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만약 장면 속 상황과 유사한 경험을 했던 사람이라면 그만큼 공감하기가 쉽고 

아 저기선 이런 감정이겠구나 라고 이해할 수 있겠지만, 

그런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 그러한 것을 이해하게 하려면, 

그만큼 앞뒤로 더 많은 영화적 장치와 기법과 감독의 역량 배우의 역량이 집결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책에서라면 좀 더 직접적으로 설명해버릴 수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독자들은 각자가 그런 감정을 가졌을 때 떠올릴 법한 각자의 표정으로 

더욱 강렬하게 몰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작가는 탁월하게 독자의 감정을 사건과 등장인물에게 

일치시키고 있다.



책과 이야기 자체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너무 많은 생각들이 뒤섞여서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그만큼 순식간에 읽으면서 머릿속을 휘저어놓는

재미있고 인상적인 소설이다.



작가의 흥행작(?)이자 진행중인 블록버스터(?) 연재작인 

"테메레르" 시리즈도 읽어보고 싶다.





그리고 인상깊은 이야기를 보면 늘 생각하듯,

작가의 능력이 대단하고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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