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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s

Inside

by 별나라어린이 2017. 4. 26.



장르 : 2D puzzle platformer adventure

제작사 : Playdead

제작년도 : 2016

사양 : PC, PS4, XB1

홈페이지 : http://www.playdead.com/games/inside/







"분위기와 레벨 디자인은 정말 끝내주는 게임"





개발사의 전작 '림보' 처럼 아무런 정보도 설명도 없이 시작한다.


최소한 '슈퍼마리오'는 해본 정도라면 알 법하게,

한 소년이 등장하고, 플레이어가 움직여주길 기다린다.



그렇게 준비없이 시작하여 달리다 보면, 멈출 수 없다.


어두운 밤에 소년이 헉헉대며 달리는 소리, 풀소리, 물 소리,

그러다 멀리서 조금씩 무언가를 찾는 사람들이 보이고,

지나가면서 그런 이벤트는 점점 가까워진다.






본능적으로, 


아 이 소년은 쫓기고 있구나. 

아 들키면 안되겠구나.

빨리 위협이 없는 곳으로 도망가고 싶다.



그러면서, 

점차 소년의 위기 = 나의 위기가 되어 가고

결국 플레이어는 게임 속의 소년이 되어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된다.






그리고 그 긴장감은 진행되는 스테이지 내내 

각기 색다른 방식으로 유지가 되고,

약간의 머리를 쓰는 퍼즐도 심하게 어렵지 않아서, 긴장감과 플레이 흐름을 끊지 않는다.



그야말로, 게임이 끝날 때까지

조마조마한 가슴을 안고 

소년과 하나가 되서 달려간다.


(그리고 게임의 모든 장치와 효과와 이벤트는 오로지 조마조마한 플레이만을 위해 존재한다)







괜히 대단하다 칭찬받는 게임이 아니다 싶다.

적어도 게임이라면 첫째도 재미, 둘째도 재미인데

그런 점에서 계속 하고 싶고, 또 생각나고, 하면서도 재미있어 죽겠는 그런 게임이다.




* 이미지 출처 : INSIDE 홈페이지



특히, 연출이 정말 감동스러운게,

정말 환경과 이벤트가 달라질 때마다 그에 맞춰 주인공 소년의 행동도 자연스럽게 바뀐다.


달릴때만 해도, 안전한 곳에서는 정상적으로 달리다가 멀리 쫓는 자들이 보이면 자연스럽게 웅크린다.

벽 뒤에 숨거나 할 때에도, 벽의 생김새나 위치 등에 따라 자연스럽게 자세가 바뀌고

물 속에 들어가는 경우에도(위 이미지) 또 그에 맞는 자연스러운 수영포즈를 보여주는 등


게임 플레이를 위한 어떤 틀을 만들어 놓고 그 안에서 정해진 연출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게임 처음부터 끝까지, 매 번 그 장면에서 가장 어울리는 모습으로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이

참으로 대단하달까... 장인 정신마저도 느껴졌다.




조금 다른 얘기지만, 게임 자체에 몰입시키기 위해 일체의 UI를 없애버린 것도 대단하긴 하다.


보통 'in-world UI' 라든가, 'diegetic interface' 같은 말로, 

게임 플레이에 필요한 정보(체력, 총알 수 등등)를 게임 플레이 자체에 포함시키는,

요즘 게임들이 대부분 이런 추세를 따라가긴 하는데


이 게임에서는

내가 게임을 하기 위해 신경써야 하는 각종 수치나 상황을 인터페이스로 고민할 것도 없이 

그냥 다 과감히 걷어내 버리고,

오로지 달리기, 점프, 액션(그때그때 상황에 맞는)만으로 이토록 긴장감 넘치는 플레이를 연출한다는 것이


하... 정말 감탄스러울 지경이다.








사실,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게임 시스템만으로 재미를 주는 게임보다는

어떤 등장인물이 스토리를 가지고 그것을 따라가며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그런 게임을 좋아하는데


이 게임은 뭐랄까..


시작은 잔뜩 기대했지만 그게, 끝까지 뭔지 알려주지 않는다.

즉, 게임이 끝나도 난 뭘 위해 도망쳤는지, 뭐가 어찌된건지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임 중에서도, 텍스트가 전혀 없어서

무언가 직접적인 언급이 전혀 없기도 하거니와,

사실상 스토리가 아니라 단지 '무언가 무섭고 위험한 배경설정'만이 존재한다.


엔딩을 봐도, 딱히 왜 저렇게 끝나는지 모르겠고,

히든엔딩까지 봤지만, 역시 딱 그정도가 끝이었다.





결국 유저들의 온갖 추측이 난무하되 확실한 것은 하나도 없고

개발사에서도 아예 열린결말 비스무리하게 걍 유저가 받아들이는 대로~



딱히 마음에 드는 결말과 스토리는 아닌 것 같다.





게임 플레이에서 배경설정과 스토리를 따라가는 듯한 레벨 디자인이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정도로 유저를 몰입시켰으면, 적어도 어떤 식으로든 매듭짓는 것이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

허무하든, 찝찝하든,



근데 게임의 결말을 보자면 그냥 여전히 모호하다.

마치 아직 안끝난 것처럼, 해결된 것은 하나도 없고,

단지 큰 사건의 어느 한 토막만 뚝 짤라내서 보여준 것 같다.







결론:

개인적으로는 스토리 자체만 두고 본다면 별로다.

하지만, 무엇인지 모르는 배경이지만 일단 이를 게임으로 풀어나가는 기법과 연출의 디테일은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어 보인다.


정말로 완벽한 체험을 선사한다. 엄지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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