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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

타이탄의 도구들 - 팀 페리스

by 별나라어린이 2017. 4. 13.




자기계발 서적이 하루가 멀다하고 출간되는 요즘 굳이 이 책이 눈에 띄게 된 것은, 

결코 평범하지 않은 지은이가 조금 특이한 방법으로 책을 썼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해온 모든(?) 일을 기록으로 남겼다는 독특한 작가.

어느 날 갑자기 20살 시절의 몸무게로 돌아가고 싶다면

단지 그 시절 몇 달치 생활기록 메모를 찾아 거기의 식단과 운동방식을 보고

그대로 따라하면 된다는,

범인이라면 쉽게 흉내내기 어려운 메모습관을 가진 작가.


그런 메모의 달인이,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때로는 같이 생활하면서

보고 들은 이야기를 기록하고,

심지어 실제로 체험을 통해 그것이 자신에게도 통하는지 검증한 후,

그런 것들을 추리고 추려서 책으로 냈다고 하니



어찌 궁금하지 않겠는가?




타이탄이라 이름붙인 각계 각층의 성공 주역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무슨 행동을 하는지

가히 편집증적으로 메모하고 검증하는 지은이가 추려낸 이야기는 

아무리 교양서적을 읽지 않는 나라도 궁금할 지경이었다.




마음에 와닿은, 그리고 실제로 나도 공감하고 실천해보고 싶은 내용들부터

먼저 적어본다.



1. 첫 번째 버전은 언제나 실패작이다.

첫 술에 배부르랴.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같은 말과 비슷해보일 수 있으나

이 책에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

실패란 '완전한 실패'를 말하는 것이다.


아 조금만 빨랐으면, 아 조금만 실수를 덜 했다면, 아 요것만 요렇게 했었다면 등등

실패의 요소라고 생각하는 단 하나 때문에 실패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누군가 실패한 원인은 단 하나가 아니라 이것저것 모든 것이 다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잘못 든 길이나 상황은 과감히 걷어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실패할 때마다 다음 실패의 확률을 줄이면서 다음의 성공을 찾게 된다.





2. ...


사실 이런건 의미 없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거인이라 불릴 정도로 성공한 사람들의 디테일한 생활습관은 사실

그들이 가진 생각의 단면이 드러나는 것일 뿐이다.


하루 한번씩 꼭 명상을 하고,

나쁜 일이 생길 때 의식적으로 "좋아!" "잘 됐어!"를 말하고,

일부러 가장 하기 싫고 어려운 일을 골라서 실패를 경험해보는 등


그들은 그런 습관을 통해서 거인이 되었을 수도 있지만

어찌 보면, 거인이 되었기 때문에, 혹은 이미 거인이 될 준비가 되었기 때문에

그런 습관이 나타나는 것일 수도 있다.



하루 10분씩, 아침에 꼭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일기를 쓴다.... 당연히 좋을 것 같다.

꾸준히 하면 정말로 그날 하루의 계획에 목표를 명확히 인식할 수 있고

이렇게 유익한 하루하루가 쌓이면 언젠가는 분명 도움이 되겠지.

하지만.

그렇게 해서 안되는 사람이 없을까? 그렇게 하면 모두가 거인이 될 수 있을까?


결국 거인을 완성시킨 것은 작은 생활습관 하나가 아니라,

그런 디테일한 행동들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낸 본인의 생각, 본인의 됨됨이 이다.


바로 그 근본이 되는 됨됨이를 가지지 못한다면

그들의 행동 몇 가지를 따라한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을 것이다.



차라리, 책에 묘사된 이런 다양한 생활습관이나 행동들을 통해 보게 된 거인들의 공통점은,


남이 아닌 자기자신에게 오롯이 집중하며,

무엇을 해도 곧바로 실천하고자 하는 과감한 행동력과

시작했으면 실패해도 다시 도전하는 강한 멘탈과 불굴의 의지가 바탕이 되며

마지막으로 번뜩이는 창의성과 남다른 직관?통찰?이 있어야 한다.



이런거....

시작은 물론 작은 행동에서 시작했을 것이다.

어린 시절의 체험이든, 책에서 소개한 것처럼 특별한 경험을 통해서든.


그러나 내가 이런 책을 읽는다는 경험이 과연 거인들과 같은 그런 인간이 될 수 있도록

나의 됨됨이를 뿌리부터 바꿀 수 있을까?






아앗 또 삐딱하게 나간다...


읽을 때 정말 감동도 하고, 그래 바로 이런 사람이 되어야지 하며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이런 저런 결심을 하였지만,

독후감을 쓰는 지금 와서 난 또 왜 이렇게 비뚤어지는가.



그들의 노력과 의지가 부러워서?

결코 쉽게 얻어지지 않으리란걸 느끼니까?

지금의 내 상황, 현실에 치여 사는 이 상황에서 과감히 변화에 도전하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난 결국 그들처럼 용기있게 도전하지 않을 것이란 것을 느껴서 일런지도 모르겠다.


농담처럼 주변에 얘기하듯,

이제는 꿈만 보며 달리기에는 위험이 너무 크고,

그래서 하나씩 버리고 포기하며 수긍하는 평범한 주변인이 되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책임져야 하는 내 가족들, 대단치 않아도 나름 힘겹게 얻어낸 것들을 과감히 포기할 수 있을까?


당장 TV에 나오는 배우들 중에서도 심심찮은 인텨뷰를 본다.

배우의 꿈을 못버리고 대학로 극단에서 20여 년을 연극 포스터 붙이며 살아오다

지금은 누구에게나 인정받게 된 연기파 배우.


바로 그 꿈을 이루는 날이 오기까지 오롯이 그 혼자만 노력했을까?

말없이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그를 위해 뒷바라지 한 가족이 뒤에서 흘렸던 피눈물은?

그 배우 본인은 결국 꿈에 다가갔겠지만,

가족의 꿈이, 남편의 꿈이 자신의 꿈이자 자랑이 되어버린 아내는?


주변의 내 소중한 사람들을 그렇게 고생시키며 꿈에 다가가서 결국 거인이 되면

그러면 정말 괜찮은걸까?


같이 고생해서 그나마 성공하면 다행이지, 성공 못하면?

노년의 나이에 비로소 성공했다면,

성공을 보지도 못하고 먼저 눈을 감은 부모님이 있다면,

젊은 시절 너무 고생해서 성공을 즐길 날보다 병실에 누워 천장만 보는 날이 더 많다면,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는 소심한 생각에

과감히 도전할 수 있을까?



결국 나같이 흔한 범인과 특별한 거인은 여기서부터 갈린다.

그런 일어나지 않는 미래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히 도전하고

성공할 때까지 계속해서 부딪치며 불꽃을 일으키다 마침내 활활 타오르는 거인과,

결국 그런 무거운 부담감을 어쩌지 못해 현실에 안주하는 범인들.



나는 과연 이 책을 읽고 난 지금도,

거인이 될 수 있을까? 아니

거인을 꿈꾸어도 되는걸까?







뭐...어쨌든


이 책을 통해 그들의 생각과 생활습관을 엿보고

이런 저런 생각이 들게 된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다.


혹시 또 모른다.

오늘은 이렇게 시니컬하게 팔짱끼고 안돼안돼를 외치지만

내일은 혹 해서 뭐가 되든 과감히 움직일런지.




적어도, 스스로에게 확신을 가지고 끊임없이 바라는 것을 되뇌이다보면

언젠가 어떤 형태로든 이루어지기는 한다는 것

그정도라면 나도 실제로 경험해보았다.


나도 거인이 될 수 있을까?

나도 거인이 되고 싶은걸까?




적어도 지금은,

새로운 결심 보다는 부럽다는 마음만 가진 채 

리뷰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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