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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환담 - 곽재식 外 제목도 마음에 들고, 한국 설화라는 소재도 마음에 들고, 참여 작가 이름 중 곽재식 아저씨 이름도 마음에 들어서 충동적으로 구입한 책이다. 실제로 책의 기획이 재미있다. 한번쯤 들어봤을 옛날이야기, 전설을 베이스로 작가들이 상상의 나래를 펼쳐 재창조해냈다. 익숙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다시 써본다는 것 자체가 작가들 입장에서도 독자들 입장에서도 흥미가 동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다만, 기대감이 컸는지.... 실제 읽고 나서는 첫인상 만큼의 임팩트나 재미의 절반도 돌려받지 못했다. 솔직히... 여기다 이렇게 시간 내서 리뷰 아닌 감상문을 남기는 것도... 뭔가 다 읽고 너무나도 벅찬 재미와 감동을 표현하고 싶어서라기 보다는 그냥.. 돈 주고 샀는데... 그냥 세월에 묻어버리기엔 책 읽은 시간이 아까워서 기.. 2022. 8. 15.
오래된 신들이 섬에 내려오시니 - 괴이학회 *원래는 제목에 글쓴이를 쓰는데, 여러 작가가 참여한 단편집이라 책을 기획한 단체명으로 썼다. 실제 참여 작가는 전건우, 전혜진, 정명섭, 황모과, 김선민, 사마란 그 동안 읽기만 하고 감상문 남기고 싶은 책들이 밀렸는데, 이 책을 읽고는 생각보다 큰 실망감에... 그 감상을 잊어버리기 전에 먼저 써본다. 이 책을 구입한 이유는, 표지의 "코스믹 호러 x 제주설화 엔솔로지" 라는 문구 때문이었다. 개인적으로도 꽤나 좋아라 하는 러브크래프트식 공포 장르물이, 제주도 설화를 가지고, 국내작가들에 의해 시도되었구나! 라는 기대감이 상당했다. 막 표지만 보면서도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였으니, 서점에서 충동적으로 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읽는 내내 실망감에 글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을 지.. 2022. 3. 20.
파과 - 구병모 이것은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다. 순수문학에 가까운 글에서, 장르문학적인 재미를 원했으니... 어쩌면 모 포털사이트의 책 소개 포스팅에 낚인 것일지도 모르겠다. 뭔가 엄청난 킬러의 에피소드를 기대하게 소개되어 있었거든. 그러나, 결국 파과는 늙은 킬러를 배경으로 한 인간적인 이야기이고 좀 더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굳이 킬러가 아니어도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소설일 것 같다. 뭐랄까, 내가 "한국에서 활동하는 늙은 킬러"라는 소재를 통해 느껴보고 싶었던 것은 그의 인간적인 면모라거나... 변화해가는 심리보다는 "한국에 킬러가 있어? 내가 실제로 활동하는 이 동네에서? 지하철도 타고, 강남도 가고?" "나이 든 여성 킬러? 여전히 실력은 있는 것 같은데.. 나이가 들었음을 어떤 식으로 활용할까?.. 2021. 7. 23.
카피캣 - 알렉스 레이크 하..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나름 재미가 있긴 한데, 보면서 여러 모로 답답했다. 무엇보다도, 온갖 방식으로 주인공을 흉내내어 일을 벌이는 것을 사실상 멀뚱히 놔두기만 하는 주인공과, 자식까지 낳고 함께 한 세월이 몇 년인지, 아내를 믿지 못하고 의심만 하는 남편. 그야말로 고구마 같은 상황에 고구마 같은 캐릭터들의 향연이다. 고구마의 첫 시작인 페이스북 사칭. 본인 사칭에, 도용된 사진들이 가족들의 사생활까지 넘나드는 판국에 어물어물 가만히 있다가 증거를 다 놓치질 않나.. sns시대가 도래한지 얼마 안되었나 싶을 정도로... (물론 아직도 이용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근데 문제는 주인공은 엄연히 sns를 활용한다는 것) 점점 강도를 더해가는 사칭에 대응하는 사람 치고는 너무 소극적이고 안일하지 않은가.. 2020. 11. 11.
무코다 이발소 - 오쿠다 히데오 읽은 지는 조금 되었지만 기억을 더듬어 감상문을 남겨본다. 아주 강렬하고 재미있고... 그런건 아니다. 걍 잔잔하니.. 어딘가 부족하지만 그렇다고 완전 엉망도 아닌 평범하지만 나름 개성있는 인간 군상들이 시골에 모여 살며 벌어지는 여러 에피소드.. 정도인데 음 그 옛날 드라마인 전원일기나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 같은 것들이 떠오르기도 했다. 일본에 전원일기가 있다면 이런 느낌일까? 일본이라서 좀 다른 점도 있지만 그래도 느낀건 결국 사람 사는 건 비슷하다는 것이다. 도시와는 다른 환경, 한 곳에 오래 정착해서 안정된 만큼 정체된 곳. 그래서 작은 이벤트가 일어나도 큰 반향을 일으켜 온 동네가 떠들석해지는. 그 곳을 떠나고 싶은 사람도 있고, 유지하고 싶은 사람도 있고. 같은 것을 원하면서도 그 방법은 .. 2020. 10. 31.
마녀 환상곡 - 꼬리별 컴투스 글로벌 게임문학상 2019 수상작 흔한 판타지라기 보다는, 판타지를 배경으로 드라마나 로맨스물 같은 느낌이 든다. 거기다 주요 소재는 마녀라는 특별한 존재들이고 그 특징으로 인해 영원한 삶과 그에 따른 관계의 변화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글이 아주 뛰어나다고는 느껴지지 않고, 마녀라는 존재에 녹아들어 있는 몇몇 특징들은 다른 많은 미디어를 통해 이미 한 번쯤 접해본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인물들 이야기의 다음 전개가 궁금해서 계속 읽다보니 끝까지 보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다. 다시 한 번 느끼는 거지만 글을 잘 쓴다는 건 문법을 잘 지키고 어색한 표현을 안쓰고 하는게 아니라 뭔가 마음을 움직이고 끌어들이는 그런 내용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명문장이 아무리 많으면 뭐하나... 글 .. 2020. 10. 28.